나이키, 터널 속… 주가 20% 추가 하락 경고

                                                                                              출처 :  unsplash

나이키가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패션 헤드라인(Fashion Headlines)에 따르면, 윌리엄스 트레이딩(Williams Trading)의 애널리스트 샘 포저(Sam Poser)는 나이키의 목표 주가를 기존 81달러에서 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6월 21일(화) 종가보다도 20% 이상 낮은 수치다. 시장과 업계는 나이키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나이키, 혁신 부재와 경영난으로 위기 심화

샘 포저는 나이키의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었다고 지적했다. 나이키의 혁신 엔진이 식어버린 지 오래이며, 현재의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정당화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나이키 현 경영진의 경험 부족과 대규모 감원으로 인한 인력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나이키의 핵심 라인인 조던 레트로(Jordan Retro)의 판매량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 심지어 일부 판매점에서는 재고 소진을 위해 할인 판매까지 진행하고 있다. 나이키에게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굴욕적인 상황이다.

2026년까지 회복 요원… 최악의 경우 영구적 부진 가능성도

샘 포저는 나이키가 빠르면 2026년에야 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영원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았다.

나이키의 2024 회계연도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매출은 387억 6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4% 증가한 42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 끊이지 않는 감원 한파

나이키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12월, 나이키는 향후 3년간 2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대규모 감원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올해 초 존 도나호(John Donahoe) 나이키 CEO는 전체 직원의 2%를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2월부터 시작된 1차 감원에 이어 4분기 말 2차 감원이 예정되어 있다. 6월에는 유럽 본사에서도 감원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나이키의 글로벌 직원 수는 약 8만 4천 명이다. 2% 감원이 현실화될 경우 1,600명 이상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혁신 정체, D2C 전략 실패… 총체적 난국

전문가들은 나이키의 혁신 엔진이 멈춰버린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온(On)이나 호카(Hoka)와 같은 신흥 브랜드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이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존 도나호 CEO는 혁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에어 포스 1(Air Force 1)이나 페가수스(Pegasus)와 같은 기존 모델의 생산량을 줄이고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이키의 D2C(Direct to Consumer) 전략마저 비판에 직면했다. 존 도나호 CEO는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기존 유통 파트너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음을 인정했다. 나이키는 현재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파트너들과의 관계 회복에 힘쓰고 있지만, 이미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시장 선전, 파리 올림픽, 카니예 웨스트와의 협업…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

물론 아직 희망은 있다. 나이키는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 회계연도 3분기 나이키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0억 8,400만 달러를 기록하며 6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4 파리 올림픽도 나이키에게는 중요한 기회다. 나이키는 4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러 국가 대표팀의 유니폼과 장비를 공개했다. 미국 브레이킹 대표팀에게는 특별히 제작된 농구화를 제공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디다스와 결별한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가 나이키를 착용한 모습이 자주 포착되면서 나이키와의 협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니예 웨스트는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과 함께 작업한 조던 브랜드(Jordan Brand)의 홍보 영상에도 등장했다.

불확실성 속에서 나이키의 미래는?

나이키는 2024 회계연도 4분기 실적 전망치를 한 자릿수 성장으로 하향 조정했다. 연간 매출 성장률도 기존 예상치인 3.8%를 크게 밑도는 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키는 6월 27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